신당역에서 중앙시장 쪽으로 몇 블록 걸어 들어간 골목, 1층에 떡볶이집이 있는 4층 구옥 상가의 좁은 계단을 장비를 한 짐씩 나눠 들고 세 번 오르내렸습니다. 3층이 이번 현장으로, 디자이너 의류 브랜드가 사무실 겸 샘플실로 쓰기 위해 한 달 가까이 인테리어를 마친 스물두 평 공간입니다. 입주는 이틀 뒤로 잡혀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먼저 들은 불편은 공사가 끝났는데도 어딘가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둘러보니 이유가 금방 보였습니다. 흰색으로 새로 칠한 벽 아래 데코타일 바닥에 쌀알만 한 페인트 방울이 걸레받이를 따라 점점이 떨어져 있었고, 새로 끼운 창틀 둘레에는 실리콘이 손가락 자국 모양으로 번져 굳어 있었습니다. 먼지는 흔한 공사 먼지 수준이었지만, 이런 작은 자국들이 눈에 걸려 전체가 덜 끝난 인상을 주고 있었습니다.

공사 먼지부터 걷어냈습니다. 천장 조명 레일과 새 에어컨 상단, 창틀 레일을 위에서부터 흡입하고, 바닥은 건식 흡입을 두 번 한 뒤에야 페인트 방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먼지가 남은 채 헤라를 대면 모래 알갱이가 끌려다니며 데코타일에 잔 흠집을 내기 때문입니다.
페인트 방울은 수성이라 대부분 물을 살짝 적셔 불린 뒤 플라스틱 헤라로 밀어내니 동그랗게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창가 쪽이었습니다. 방울이 떨어진 자리를 누군가 공사 중에 밟고 지나갔는지, 몇 군데는 얇게 짓이겨져 데코타일 엠보 사이로 스며 있었습니다. 이런 자리는 헤라가 먹히지 않아 전용 리무버를 면봉 끝에 조금 묻혀 엠보 틈을 하나씩 닦아냈습니다. 창가 두 장 반 남짓한 면적에 한 시간 가까이 붙어 있었습니다.

창틀 실리콘은 칼날로 긁지 않았습니다. 새 창틀 프레임에 흠이 나면 되돌릴 수 없어서, 번진 실리콘 가장자리를 손톱으로 살짝 들어 올린 다음 테이프처럼 천천히 당겨 벗겨냈습니다. 굳은 지 얼마 안 된 실리콘이라 대부분 얇은 막째로 떨어졌고, 남은 기름기는 알코올을 적신 천으로 닦았습니다. 유리에 튄 실리콘 점도 같은 방식으로 떼어냈습니다.
샘플실 쪽 싱크대와 작은 화장실은 줄눈 위 시멘트 막을 걷고 수전 필름을 떼는 정도로 짧게 정리했습니다. 화장실 환풍기 그릴 안에 석고 가루가 소복하게 쌓여 있어 그릴을 내려 한 번 털어낸 것 외에는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닥을 물걸레로 두 번 닦고 창을 모두 열어 페인트 냄새를 빼는 동안,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분이 샘플 행거를 먼저 들여놓으러 올라오셨습니다. 걸레받이 아래를 손끝으로 쓸어보시더니 공사 끝나고 제일 신경 쓰이던 게 그 흰 점들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창가 쪽 바닥에 쪼그려 앉아 한참 보시다가, 행거 바퀴 자국이 걱정되니 입주하고 한 달쯤 지나면 바닥 한 번 더 봐 달라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 1층 떡볶이집 앞에는 벌써 저녁 손님 줄이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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