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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의자가 회색이 되어 있던 이유, 메쉬 그물 사이 먼지를 앞뒤로 빼낸 저녁

“원래 까만 의자였는데 다들 회색 의자인 줄 알아요.” 김포 풍무역 앞 업무 빌딩 6층, 드론 촬영과 측량을 하는 회사 사무실에서 총무를 맡은 분이 의자 등판을 손바닥으로 툭 치자 하얀 먼지가 햇빛 속으로 피어올랐습니다. 직원 열여덟 명이 쓰는 메쉬 의자 열여덟 개를 한 번에 정리하는 날이었습니다.

현장 촬영을 다녀온 직원들이 흙 묻은 작업복 그대로 앉는 일이 많고, 풍무역 주변으로 역세권 개발 공사가 이어지고 있어 창을 열어 두면 흙먼지가 쉽게 들어오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메쉬는 바람이 통해 여름엔 시원하지만, 그 그물 사이로 먼지와 각질, 과자 부스러기가 그대로 박힙니다.

사무실내부

저녁 여섯 시 반, 직원들이 퇴근한 뒤 의자를 모두 회의실로 끌고 가 한 줄로 세웠습니다. 바닥에 큰 비닐을 깔고 시작했습니다. 등판 메쉬는 솔 노즐을 대고 앞면을 위에서 아래로 훑은 다음, 뒤로 돌려 뒷면에서 한 번 더 빨아들였습니다. 앞에서만 흡입하면 그물 안에 끼어 있던 먼지가 뒤쪽으로 밀려나 남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남는 먼지는 부드러운 솔로 그물 결을 따라 털어 띄운 뒤 다시 흡입했습니다.

헤드레스트와 팔걸이 윗면에는 손과 목이 닿는 자리마다 피지 자국이 반들거렸습니다. 중성세제를 푼 물로 거품만 만들어 천에 얹고 두드리듯 닦은 뒤, 맑은 물 천으로 거품 기운을 걷어냈습니다. 좌판 아래로는 메쉬를 빠져나온 부스러기가 기계부와 가스 실린더 둘레에 소복이 쌓여 있어 의자를 하나씩 눕혀 털고 흡입했습니다. 바퀴마다 감긴 머리카락은 가위로 끊어 빼냈습니다.회의실 의자

열한 번째 의자에서 작업이 멈췄습니다. 좌판 메쉬 아래 폼에 커피가 스며든 갈색 얼룩이 넓게 번져 있었고, 눌러 보니 시큼한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겉 메쉬만 닦아서는 소용이 없어 거품 세정제를 얹어 폼까지 두드려 넣고, 습식 흡입기로 여러 번 빨아냈습니다. 비슷한 얼룩이 두 개 더 나와 이 세 개에만 한 시간 가까이가 더 들었습니다. 폼이 속까지 마르려면 시간이 걸려, 세 의자에는 내일 오전까지 앉지 말아 달라는 메모를 붙여 두었습니다.

나머지 의자들은 높이와 등판 각도를 원래 주인이 쓰던 대로 맞춰 자리로 돌려놓았습니다. 열 시가 조금 넘어서야 마지막 의자가 제자리에 들어갔습니다. 형광등 아래에서 다시 보니 등판 그물이 처음 들어왔을 때와는 다른 색으로 까맣게 보였습니다.

사무실내부 의자

메쉬 의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솔 노즐로 등판과 좌판을 흡입만 해 주셔도 먼지가 그물 깊숙이 박히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음료를 쏟았을 때는 겉을 닦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바로 마른 수건으로 꾹꾹 눌러 아래 폼으로 내려가기 전에 빨아들이시는 게 좋습니다. 다음 정리는 석 달 뒤로 잡았고, 커피 얼룩이 있던 세 의자는 그때 폼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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