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틀을 물걸레로 닦으면 다음 날 주황색 줄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곳은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골목 사이에 낀 4층 건물 3층의 건축 설계 사무실입니다. 오래된 공장 건물을 고쳐 쓰는 곳이라 창이 크고, 창밖 바로 아래로 금속을 자르고 깎는 작은 철공소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골목 철공소 대부분이 셔터를 내린 토요일 오후 한 시에 두 명이 들어갔습니다.
창틀을 손가락으로 쓸어 보니 일반 먼지보다 무겁고 검은 가루가 묻어났습니다. 햇빛에 비추자 아주 작은 금속 알갱이가 반짝였습니다. 골목에서 금속을 갈 때 날린 가루가 창틈으로 들어와 쌓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가루는 물을 만나면 녹이 슬어 주황색 자국이 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물걸레로 닦을 때마다 오히려 줄이 생겼던 것입니다. 철공소가 모인 동네의 사무실에서는 이런 창틀이 드물지 않습니다.

창가에는 설계 도면을 펼쳐 두는 넓은 작업대와 건축 모형이 놓인 선반이 붙어 있었습니다. 가루가 모형 위로 떨어지면 털어 내기 어려워서, 모형 선반은 비닐로 덮고 작업대 위 도면 묶음은 사무실 안쪽 회의 테이블로 옮겼습니다. 창 아래 바닥에는 검은 가루가 눈에 잘 띄도록 흰 부직포를 깔았습니다.
닦는 순서는 물기 없는 쪽으로 잡았습니다. 창 여섯 개의 레일과 창틀 위를 좁은 노즐로 먼저 빨아들이고, 레일 홈 구석에 뭉친 가루는 마른 붓으로 끌어내 다시 흡입했습니다. 그다음 자석을 마른 천으로 감싸 레일을 따라 훑자 노즐로 빠지지 않던 고운 가루가 천에 들러붙어 나왔습니다. 천을 벗기면 가루가 자석에서 떨어져 봉투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이미 생긴 주황색 줄은 그다음에 닦았습니다. 중성세제를 묻혀 꽉 짠 천으로 문지르니 알루미늄 창틀 위의 줄은 대부분 옅어졌는데, 창틀과 유리 사이 실리콘에 스민 녹물은 색이 남았습니다. 닦은 자리는 바로 마른 천으로 물기를 걷어 다시 녹이 슬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예상보다 상태가 나빴던 곳은 방충망이었습니다. 망 눈마다 검은 가루가 끼어 있었고, 아래쪽 몇 줄은 망 자체에 녹이 올라 손으로 누르면 부서질 것처럼 약해져 있었습니다. 방충망은 떼어 브러시 노즐로 겉먼지만 걷고 다시 끼웠습니다. 녹슨 망은 청소로 되살아나지 않아 교체를 권했습니다.

마치기 전 사무실 분들께 몇 가지를 남겼습니다. 창틀은 물걸레보다 마른 흡입이 먼저이고, 닦을 때는 물기를 바로 걷어 주시면 주황색 줄이 덜 생깁니다. 평일 낮 골목에서 작업 소리가 크게 날 때는 그쪽 창을 닫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날 한 일은 창 여섯 개 레일과 창틀 마른 흡입, 붓과 천 감은 자석으로 고운 가루 걷기, 녹 줄 중성세제 정리와 즉시 건조, 방충망 겉먼지 정리까지였습니다. 네 시쯤 장비를 챙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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